국내에서 텔레그램은 여전히 "메신저 앱" 으로만 인식됩니다. 카카오톡 점유율이 워낙 높고, 과거 사건들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도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풍경은 완전히 다릅니다. Web3·크립토·이커머스·B2B SaaS 영역에서 텔레그램은 이미 디스코드를 넘어선 1순위 커뮤니티 채널이 되었고, 최근 1년 사이의 변화는 그 격차를 더 벌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현황 — 수치로 보기
텔레그램은 2025년 3월에 월 활성 사용자(MAU) 10억 명을 돌파했고, 2026년 현재 일 활성 사용자(DAU) 5억 명 수준에서 안정화되었습니다 (demandsage 2026). 하루 신규 가입은 약 250만 명, 지난 5년간 누적 성장률은 137.5% 입니다. 이는 페이스북·유튜브·인스타·왓츠앱·틱톡·위챗에 이어 MAU 10억을 넘긴 일곱 번째 플랫폼이라는 의미입니다.
유료 구독인 텔레그램 프리미엄도 같은 흐름입니다. 2023년 7월 200만 명에서 2025년 5월 1,500만 명으로 7.5배 증가했습니다 (aitechtonic 2026). 메신저 앱이 유료 구독으로 1,500만 명을 모으는 일은 흔하지 않습니다.
왜 마케팅 채널인가 — 데이터
텔레그램이 단순 메신저를 넘어 마케팅 인프라가 된 이유는 미니앱(Mini App) 생태계 때문입니다. 지난 1년 사이 미니앱의 블록체인 채택률은 3,100% 늘었고, 미니앱 MAU 는 1억 5천만 ~ 1억 9천만 명 수준에서 안정되었습니다 (Coinbound 2026).
특히 주목할 지표는 광고 클릭률입니다. 미니앱 안에서 노출되는 광고는 클릭률(CTR) 20–40% 를 기록합니다. 모바일 광고 평균이 0.5–1% 수준임을 감안하면 20~80배 차이입니다. 채널이 가진 컨텍스트(사용자가 이미 같은 토픽의 커뮤니티 안에 들어와 있는 상태) 가 만들어내는 결과입니다.
결제 인프라도 빠르게 자리잡았습니다. 2024년 6월 출시된 텔레그램 Stars 는 앱 내 가상 화폐이자 TON 블록체인 출금 통로로, 2026년 현재 사용자 수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법정화폐→크립토 온램프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dextools 2026). 2026년 5월에는 파벨 두로프가 텔레그램이 TON 의 최대 검증인(validator) 으로서 네트워크를 직접 운영하겠다고 발표했고, Q2 에는 거래당 $0.0005 미만의 TON Pay 2.0 가 출시 예정입니다.
지역별 강점 — B2B 진출 관점
텔레그램이 절대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지역은 중동·중앙아시아·동남아 입니다. 이란·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에서는 전 국민이 일상적으로 쓰는 기본 메신저이고,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필리핀에서도 디지털 세대를 중심으로 영향력이 강합니다 (Hashmeta 2026). 동남아 사용자 기반은 2026–27년 사이 1.2억 ~ 1.4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B2B 관점에서 더 중요한 사실 — 이들 지역의 결정권자(CEO·CTO·구매 책임자) 대부분이 비즈니스 첫 컨택을 텔레그램으로 받습니다. "이메일로 한 달 답이 없던 리드가 텔레그램으로는 24시간 안에 회신을 준다" 는 경험은 옌이 해외 파트너십을 돌리면서 반복적으로 확인한 패턴입니다.
한국 기업에 권고하는 운영 구조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이라면 다음 셋을 권합니다.
첫째, 채널 + 그룹을 쌍으로 운영합니다. 채널(일방향 공지) 과 그룹(쌍방향 대화) 을 한 덩어리로 묶으면 공지가 잡담에 묻히지 않고, 그룹은 토론이 살아납니다. 옌이 다룬 모든 해외 프로젝트는 이 구조로 시작했고, 단일 그룹만 운영한 케이스는 6개월 안에 죽었습니다.
둘째, 봇으로 첫 깔때기를 자동화합니다. /start 명령으로 들어온 신규 유저에게 환영 메시지 → FAQ 버튼 → 관심사 선택 → 이메일 수집까지 봇 하나로 연결하면, 일반 웹폼 대비 3–5배의 전환율을 봅니다. 옌이 해외 크립토 프로젝트에 구축한 봇은 첫 2주 안에 12,000명 가입을 만들었습니다.
셋째, 사칭·스팸 방어를 초기에 설계합니다. 텔레그램의 자유도는 양날의 검입니다. 공식 채널은 유저명(@handle) 고정 + 관리자 인증 메시지 + 봇 서명을 이중 삼중으로 거는 것이 표준입니다. 어떤 고객사는 사칭 계정을 초기에 잡지 않아 실제 매출의 약 2% 를 잃었습니다.
마무리
텔레그램은 광고 채널이 아니라 커뮤니티 자산입니다. 일회성 캠페인 도구로 접근하면 빠르게 지치고, 채널을 닫게 됩니다. 반대로 한 번 자리잡으면 이메일 리스트보다 높은 활성도와 더 짧은 응답 사이클을 가진 자산이 됩니다. 글로벌 B2B·Web3·이커머스 방향이 있다면, 웹사이트 컨택 페이지에 텔레그램 핸들을 같이 노출하는 것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그 한 줄이 다음 분기 리드 응답률을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