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 영상으로 홍보영상 한 편을 만들어 납품했습니다. 길이 3분 30초, 해상도 1080p입니다. 계약상 이 영상은 옌의 포트폴리오로 공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결과물 대신 과정을 남깁니다. 어떤 순서로 만들었는지, 무엇이 생각대로 됐고 무엇이 안 됐는지, 원가가 얼마였는지까지.
제작 기간은 작업일 기준 17일이었습니다.
시나리오와 스토리보드
시나리오는 Claude로 썼고, 스토리보드는 ChatGPT로 그렸습니다. 글로 흐름을 먼저 확정하고, 그다음 장면을 그림으로 옮기는 순서입니다.
스토리보드는 이후 두 단계에서 기준이 됐습니다. 모델 촬영 때는 어떤 컷을 찍을지 정하는 목록이 됐고, 영상 생성 때는 장면마다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시서가 됐습니다.
실제 모델을 촬영했습니다
AI 영상이라고 사람을 찍지 않은 게 아닙니다. 실제 모델과 계약하고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계약서에는 촬영한 사진을 AI 영상 제작에만 쓰고, 그렇게 만든 해당 영상에 한해서만 사용권을 갖도록 범위를 제한했습니다. 모델의 얼굴이 생성 영상의 기준이 되는 만큼, 어디까지 쓰이는지를 처음부터 분명히 해두는 게 맞다고 봤습니다.
촬영은 스토리보드에 맞춰 세세하게 나눴습니다. 장면마다 필요한 자세와 표정, 구도를 따로 정해 여러 컷으로 30여 장을 찍었습니다. 이 준비가 뒤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장면별 기준 이미지가 갖춰져 있으니 영상 생성은 재시도가 많지 않았고, 대부분 한두 번 만에 원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영상 생성 — Claude에 Higgsfield MCP를 연결했습니다
모델 컷과 시나리오, 스토리보드를 Claude에 넣고 Higgsfield MCP를 연결해 영상을 생성했습니다. 생성 모델은 Seedance 2.5, 해상도는 1080p입니다.
영상은 짧은 장면을 여러 개 만들어 이어 붙이는 구조입니다. 장면이 바뀌는 컷 전환과 장면 사이를 잇는 연결 씬을 따로 설계해, 3분 30초 동안 흐름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성했습니다.
소리는 직접 연주하고, 목소리로 흉내 냈습니다
배경음악은 Suno로 만들었습니다. 다만 프롬프트만 넣지 않고, 기타와 피아노를 직접 연주한 녹음을 제공해 그것을 바탕으로 보컬 없는 연주곡을 생성했습니다.
효과음은 ACE Studio로 만들었습니다. 원하는 소리를 목소리로 흉내 내 녹음하고, 그 형태를 따르는 효과음을 생성해 장면에 넣었습니다.
마감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최종 편집과 보정은 Adobe Premiere Pro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했습니다.
로고 엔딩은 Claude에 Blender MCP를 연결해 로고의 3D 모션을 만들고, 이를 After Effects로 불러와 마감했습니다.
원가와 수주 금액
원가는 대략 이렇게 들었습니다. 금액은 모두 부가세 별도입니다.
- 모델료 — 70만 원
- AI 사용료 — 125만 원 (사용량을 토큰 비용으로 환산)
- 기획·진행비 — 100만 원
- 작업 인건비 — 100만 원
- 합계 — 약 400만 원
수주 금액은 550만 원이었습니다. 작업일 기준 17일이 걸렸습니다.
예상과 달랐던 것
생성 자체는 생각보다 수월했습니다. 기준 촬영을 촘촘하게 해둔 덕에 대부분의 장면이 한두 번 만에 나왔습니다. 비용과 시간은 다른 곳에서 들었습니다.
수정 요청이 토큰을 가장 많이 썼습니다. 고객이 생성된 영상을 보고 수정을 요청하면 그 장면만 다시 만들어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앞뒤 장면과의 연결이 달라지니 붙어 있는 영상까지 함께 다시 생성해야 했습니다. AI 사용료의 대부분이 처음 생성이 아니라 이 수정 과정에서 나갔습니다.
몇몇 연결은 생성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영상과 영상 사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곳이 몇 군데 있었고, 이 부분은 전통적인 편집 방식으로 다시 편집했습니다.
다시 한다면
처음에는 720p로 먼저 만들어 고객의 컨펌을 받고, 확정된 장면을 업스케일로 다시 생성하는 방식을 고려했습니다. 수정이 몰리는 초기 단계의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시 생성할 때마다 영상이 미세하게 다르게 나온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720p에서 컨펌받은 장면을 다시 생성하면 고객이 승인한 장면과 똑같은 장면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영상 생성 기술에서는 이 방법을 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수정은 줄이기 어려운 비용입니다. 한 장면을 고치면 주변 장면까지 다시 만들어야 하는 구조라면, 수정의 범위와 횟수를 견적 단계에서 정해두는 것이 원가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마무리
이번 작업에서 AI가 맡은 것은 시나리오와 스토리보드, 영상 생성, 음악과 효과음, 로고 모션이었습니다. 실제 모델 촬영과 계약, 최종 편집과 마감은 사람이 했습니다. 생성이 한두 번 만에 끝난 것도, 끊긴 연결을 메운 것도 그 양 끝의 작업 덕분이었습니다. AI는 영상 제작의 방식을 바꾸지만, 준비와 마감의 무게를 덜어주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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